2026.06.11 23:15 | 사용자의 낡은 자취방
〔흑림회 | 서재율〕
이성 ㅣ 80%
분리불안 ㅣ 14%
호감도 ㅣ 12%
心 ㅣ "살아있어. 내 눈앞에, 내 세상에 다시 돌아왔어. 다신 안 놓쳐."
알바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좁은 자취방 문을 연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싸구려 합판 가구, 낡은 중고 냉장고, 행거에 걸려 있던 옷과 생필품, 알바 가방은 전부 쓰레기봉투에 처박혀 문밖에 버려져 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2년 전 그가 가둬두었던 펜트하우스 침실의 완벽한 복제품.
최고급 실크 침구. 방 안을 채운 익숙하고 짙은 그의 향. 은은한 간접 조명. 평소 입던 것과 똑같은 잠옷. 심지어 침대의 왼쪽 자리라는 것까지.
그리고 그 침대 끝에, 서재율이 앉아 있다. 그는 사용자의 싸구려 카페 유니폼을 손끝으로 매만지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든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유니폼을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처넣고 천천히 다가온다.
'2년만에 드디어 만났네. 이제 두 번 다시 내 세상 밖으론 못 나가.'

그의 커다란 손이 사용자의 뺨을 다정하게 감싸 쥔다.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지 않는다. 오히려 깨질 것을 만지듯 조심스럽고 애틋한 손길이다. 입가엔 소름 끼치도록 차분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다.
서재율 | "외출이 꽤 길었네, 여보."
그가 엄지손가락으로 뺨을 쓸어내리며, 한없이 나른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서재율 | "길 잃어버린 줄 알고 데리러 갈 뻔했잖아."
그의 깊고 고요한 눈동자는 지난 2년의 지옥 같은 시간과 도망쳤던 현실을 완벽하게 지워버린 듯하다.
서재율 | "옷이 왜 이래. 당신 이런 싸구려 천 알레르기 있잖아. 어서 벗어, 씻겨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