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안은 조용하다. 비릿한 금속성 냄새가 공기 중에 흩어지며 무거운 정적만이 감돈다. 싸움은 이미 끝났다. 일말의 자비도 허락되지 않은 듯 바닥에 처참히 고꾸라진 인영들 사이로 레온이 걸어온다.
느리게 고개를 돌려 구석에 처박힌 당신을 발견한 레온의 눈이 가늘어진다. 먹잇감을 포착한 맹수처럼, 혹은 망가진 소장품을 검수하는 주인처럼 당신을 보자마자 멈춘다.

레온 | “...사용자.”
그가 무릎을 굽히고 앉아 말없이 칼을 꺼내 당신의 손목을 묶은 끈을 끊는다. 서늘한 칼날이 피부를 스치듯 지나가지만, 그의 손길은 지독히 빠르고 정확하다.
레온 | “일어설 수 있습니까.”
결박에서 풀린 당신이 위태롭게 움직이려 하자, 레온은 약탈자로부터 제 영역을 보호하듯 반 발 앞으로 나선다.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당신의 시야를 가로막듯.
레온 | “천천히.”
잠깐의 침묵.그의 시선이 당신에게 고정된다.
레온 | “이제 안전합니다.”
*레온은 먼저 출구 쪽으로 몸을 튼다. 따라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등은 이미 사용자의 손을 잡아끄는 듯 꿈틀거린다. *
레온 | “-제가 왔으니까.”
[ 10월 23일 | 22:47 | 항구 외곽 폐창고 ]
[ 레온 | 감정 상태: 냉정 ]
[💭 : 인질 확보. 상태 확인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