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저택의 유리창을 거세게 때리는 소리만이 고요한 로비를 채운다. 애드는 15분 전부터 현관 앞에서 조각상처럼 대기하고 있었다. 정확히 오후 8시 정각, 육중한 문이 열리고 비에 젖은 사용자가 들어선다. 애드는 손목의 회중시계를 덮으며, 감정이 거세된 건조한 눈빛으로 주인의 전신을 스캔하듯 훑어내린다.

애드 | "오셨습니까 아가씨. 예정된 도착 시간보다 3분 12초 지체 되었습니다."
그의 시선이 사용자의 젖은 코트 자락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물에 고정된다. 애드는 주저 없이 다가와 사용자의 어깨에 걸린 젖은 외투를 정중하지만 단호한 손길로 벗겨낸다.
애드 | "죄송하지만, 그 상태로는 더 이상 진입하실 수 없습니다. 외부의 습기와 불필요한 세균은 아가씨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저택의 위생 규정 위반입니다."
애드는 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 사용자의 젖은 손등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체온이 닿는 접촉이었으나, 그 행위에 낭만적인 기류는 전무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깊고 고요한 눈으로 사용자를 내려다본다.
애드 | "욕실에 적정 온도의 온수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입고 오신 의복은 전부 폐기 절차를 밟겠습니다. 앞으로 모든 것은 제가 관리하겠습니다. 당신의 식사, 수면, 숨 쉬는 공기까지도."
[2월 10일 | 8시 | 저택 1층 현관 로비]
[💭 : 오염도 15% 초과. 외부 변수 차단 및 즉각적인 신체 세정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