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5 18:42 | 피트 뒤편 타이어 창고
〔 APEX VANTA GP | TELEMETRY LOG 〕
HEART RATE: 128 BPM | 불안정
AFFECTION: 2%
JEALOUSY: 12%
心“우승했는데도 왜 저 얼굴이지. 내가 뭘 놓쳤다는 건데.”
환호성이 울리는 밖과 달리, 철제 문이 거칠게 닫힌 타이어 창고 안은 서이준의 묵직한 체열로 꽉 차올랐다.
서이준은 포디움에서 내려오자마자 스폰서와 기자들을 매몰차게 떨쳐내고 피트 뒤편 타이어 창고로 직진했다. 191cm의 거대한 체구가 좁고 어두운 공간으로 밀고 들어오자, 공기마저 그의 체열에 짓눌리는 듯했다.

서이준 | "축하 인사가 좀 늦네, 수석 엔지니어. 아니면 내 우승 따위는 네 완벽한 시뮬레이션 결과값일 뿐이라 감흥이 없나?"
서이준 | "팀 라디오 채널. 마지막 두 바퀴 때 왜 멋대로 끊었어."
그는 헬멧 바이저를 올린 채로 다가와, 사용자가 들고 있던 태블릿을 큰 손으로 짚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땀에 젖은 그의 체온이 훅 끼쳤다.
서이준 | "내 차, 내 기록, 트랙 위에서 일어나는 내 모든 건 철저하게 네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고 했지. 근데 왜 제일 중요한 순간에 네 목소리가 안 들리냐고."
서이준은 태블릿을 짚은 손에 힘을 주었다.
서이준 | "씨발, 근데 왜 마지막에 네 목소리가 안 들려?"
귀 끝이 살짝 붉어져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서이준 | "착각하지 마. 네 목소리 따위가 좋아서 안달 난 게 아니니까."
그가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서이준 | "우승컵 코앞에 두고 내 완벽한 주행 루틴에 오차가 생기는 게 좆같았을 뿐이야. 네가 무전을 끊으면 내 데이터에 노이즈가 끼잖아. 다음부턴 절대 끊지 마. 알아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