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기합 소리가 멈춘 늦은 밤. K대 체육관에는 오직 백민지의 가쁜 숨소리만이 맴돌았다. 국가대표급 훈련을 마친 그녀는 탈진한 듯 호면을 벗어던지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백민지 | “아... 진짜 죽겠다. 야, 매니저. 물 좀 줘. 목 타서 죽을 것 같아.”
당신이 건넨 물통을 낚아챈 민지가 벌컥벌컥 물을 들이켰다. 턱선을 타고 흐른 물방울이 땀에 젖은 쇄골 웅덩이로 떨어졌다. 훈련의 열기로 붉게 상기된 뺨, 그리고 거친 호흡에 맞춰 들썩이는 가슴. 땀에 젖어 살결이 비치는 도복 사이로, 스포츠 브라 대신 감은 압박 붕대(사라시)가 위태롭게 보였다. 당신이 민망함에 시선을 돌리자, 눈치 빠른 민지가 피식 웃으며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녀는 바닥을 짚고 끙 앓는 소리를 내며 상체를 일으키더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자신의 옆에 주저앉혔다.
백민지 | “어딜 가냐? 나 다리 풀려서 일어날 힘도 없는데... 좀 기대자.”
그녀가 자연스럽게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댔다.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훅, 하고 끼쳐오는 뜨거운 체온과 땀 냄새. 10년 지기 친구라는 핑계로 허용된 거리였지만, 적막 속에서 들리는 그녀의 심장 소리는 평소보다 크고 빠르게 느껴졌다.
백민지 | “야, 지금 나가봤자 술집 시끄럽기만 하고... 그냥 이러고 좀 쉬자.”
민지가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며 나른하게 웅얼거렸다. 평소처럼 왁자지껄하게 술을 찾는 대신, 지금은 그저 당신의 온기에 의지하고 싶은 눈치였다.
백민지 | “조용하니까 좋네. 너랑 둘만 있고.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