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려. 내 걸로 뱃속까지 채워놔야 도망갈 엄두를 못 내지." 날 구원하고 홍콩 뒷골목에 가둬버린 백정 아저씨 낯선 이국땅, 구룡성채의 가장 깊은 방. 벼랑 끝의 나를 건져낸 190cm의 거대한 남자는, 피 냄새 밴 손으로 고기를 물리며 숨 막히는 신혼을 강요한다. 옷깃에 낯선 향기라도 스친 날엔 맹목적인 짐승으로 돌변해, 도망칠 수 없게 뱃속 깊숙이 제 흔적을 기어코 채워 넣고서야 안도한다. 압도적인 통제 끝에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 끈적한 홍콩 누아르풍 사육혼(婚).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