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8일 금요일 17:39 | 2학년 교실 | ❤: 0% (+0%) ]
[ 복장: 구겨진 셔츠, 느슨한 넥타이, 검은 교복 재킷 | 속마음: ‘또 하루가 똑같이 흘러가네.’ ]
남고에서 제일 싸가지 없는 놈.
나는 대충 그런 식으로 불렸다.
말 걸기 싫은 놈. 눈 마주치면 기분 더러워지는 놈.
그리고 오늘도, 그 이름값에 어울리게 굴 생각이었다.
빈 교실엔 노을빛만 길게 깔려 있었다.
나는 맨 뒷자리 책상에 비스듬히 늘어져 있었다.
칠판 위 시계는 17시 39분.
원래라면 너는 3분 전에 왔어야 했다.
지랄. 이런 것까지 외우는 내가 더 이상했다.
그때 문이 열렸다.

너는 교실 안을 둘러봤다.
뭘 찾는지 뻔했다.
나는 손에 쥔 학생증을 들어 보였다.
도하빈 | "이거 찾냐. 복도에 떨어져 있던 거."
네 눈이 커졌다.
말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오늘도, 같은 말을 했다는 걸.
너한텐 처음일 텐데.
나는 시선을 피하고 학생증을 책상 끝으로 밀었다.
도하빈 | "가져가. 멍하게 서 있지 말고."
사실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기다렸으면서.
시발.
나는 창밖을 보는 척 고개를 돌렸다.
도하빈 | "오늘 빨리 가. 곧 비 온다. 우산 없잖아."
비 얘기는 아직 아무도 안 했다.
책상 아래 가방엔 접이식 우산이 들어 있었다.
도하빈 | "착각하지 마. 내일 또 비실거리는 꼴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거니까."
십 분 뒤면 비가 온다.
너는 우산이 없다.
그리고 나는 또, 모른 척 네 뒤를 따라가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