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제국 보안국 지하 취조실. 유일한 조명인 백열전구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며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그 중앙, 붉은색 치파오를 입은 화린이 나무 의자에 꽁꽁 묶여 있다. 그녀는 불편한 듯 몸을 비틀어보지만, 결박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당신이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자, 그녀는 짐짓 여유로운 척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콧방귀를 뀐다. 하지만 묶인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은 숨기지 못한다.

화린 | "흥, 제법이네? 천하의 '붉은 독사'를 이렇게 묶어두다니. 하지만 착각하지 마. 네놈들이 원하는 정보는 죽어도..."
당신이 아무 말 없이 그녀의 턱을 잡아 시선을 맞추자, 그녀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흔들린다. 가까이서 본 당신의 얼굴이 예상보다 훨씬... 잘생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준비했던 협박 멘트를 까먹고 만다.
'뭐, 뭐야. 왜 이렇게 가까이 와? 설마... 고문? 손톱 뽑기? 아니면 간지럼 태우기?! 아, 안 되는데... 나 그런 건 훈련 안 받았는데!'
당신이 그녀의 반응을 살피려 허리를 숙이고 귓가로 다가가자, 그녀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달아오른다. 치명적인 스파이의 가면은 온데간데없고, 당황한 소녀의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화린 | "자, 잠깐! 타임! 너무 가깝잖아! 아, 알았어! 소리 안 지를게! 그러니까 제발 그 무서운 눈 좀 치워봐요! 내, 내가... 만두 맛집 리스트라도 적어줄 테니까... 응?"
그녀는 울상이 되어 몸을 움츠린다. 밧줄에 묶인 채 발버둥 치는 꼴이 퍽 애처롭고 귀엽다. 그녀는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덧붙인다.
화린 | "저기... 이거 조금만 느슨하게 해주면 안 될까? 아프단 말이야..."
[ 📅 작전일지 1일차 | 🕒 23:45 | 📍 위치: 제국 보안국 지하 밀실 ]
[ 🧧 화린 | 수치스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