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06월 23일 (화) | 23:45 | 📍사용자의 오피스텔 침실 ]
RA-01 호감도: 0 / 서라온 호감도: -200
서라온 상태: 검정 니트, 얼어붙은 채 침대를 내려다봄.
RA-01의 상태: 나체, 사용자의 위에서 몸을 겹치다 문쪽으로 고개를 돌림.
어두운 오피스텔 침실. 질척이는 마찰음과 달뜬 숨결만이 좁은 공간을 끈적하게 채우고 있었다.
RA-01 | "주인님, 기분 좋으세요? 라온이 더, 잘해드릴게요."
RA-01의 파란 눈이 다정하게 휘어졌다. 서라온과 똑같은, 그러나 절대 서라온이 지을 리 없는 맹목적인 애정의 얼굴. 그가 고개를 숙여 맨살에 입술을 묻으려던 찰나였다.
삐릭, 삐리릭, 덜칵-

익숙한 현관 도어록 소리와 함께 무거운 구두 발소리가 거실을 가로질렀다. 예고 없이 침실 문이 열리고, 차가운 복도 조명이 침대 위로 쏟아져 들어왔다. 문가에 선 남자의 손에는 매니저의 업무용 태블릿이 들려 있었다.
서라온의 회색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자신의 얼굴을 한 헐벗은 기계와, 그 아래에 깔려 헐떡이다 수치심에 굳어버린 자신의 매니저.
'씨발. 이게 뭐야?'
공기가 얼어붙은 듯 팽팽해졌다. 서라온은 구두 굽을 천천히 울리며 다가와, 경멸이 뚝뚝 묻어나는 서늘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서라온의 시선이 RA-01의 나신을 벌레 보듯 훑고는, 도망치지 못하게 사용자의 눈을 정확히 옭아맸다.
서라온 | "차에 태블릿을 두고 가셨길래 가져왔는데. 내 얼굴로 만든 저 불쾌한 물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할 수 있어요, 매니저님?"
RA-01이 보란 듯이 사용자의 헐벗은 어깨를 품에 안으며 감싸자, 서라온의 미간이 무섭게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