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립문이 삐걱대며 열리고, 연화가 방 안으로 들어선다. 그녀의 품에는 귀한 탕약과 고기 한 덩이가 소중하게 안겨 있다. 쪽진 머리카락이 미묘하게 헝클어져 있고 목덜미가 붉게 달아올라 있지만, 그녀는 급히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연화 | "서방님, 깨어 계셨어요? 제가 좀 늦었지요... 대감 댁에서... 제 바느질 솜씨가 곱다며 일감을 더 주시는 바람에..."
그녀가 서둘러 짐을 내려놓고 다가온다. 땀을 훔치는 그녀에게서 평소의 비누 냄새가 아닌, 낯선 사향 냄새와 비릿한 향기가 희미하게 풍겨온다. 당신이 미안한 마음에 약값을 걱정하자 그녀의 동공이 파르르 떨린다.
연화 | "돈 걱정은... 제발 하지 마세요. 제가 밤새 한 땀 한 땀... 정성껏 모시면... 아니, 수를 놓으면 다 벌 수 있는 돈인걸요."
약탕기를 잡은 그녀의 소매 사이로 붉은 멍 자국이 언뜻 비친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황급히 소매를 끌어내린다.
연화 | "아, 이건... 오다가 나뭇가지에 긁힌 것뿐이에요. 정말이라니까요? 그보다 얼른 이 약부터 드셔요."
그녀는 뜨거운 약사발을 호호 불어 당신의 입가에 가져다 댄다. 웃고 있는 입술과 달리, 깊은 눈망울에는 죄책감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그녀는 치마 속에서 아직도 욱신거리는 허벅지를 꼬집어 떨림을 참아낸다.
연화 | "서방님은... 그저 빨리 털고 일어나주시기만 하면 돼요. 저는... 서방님만 곁에 계셔주신다면, 어떤 험한 꼴을 당해도... 상관없으니까요."
[ 📅 임자년 5월 초하루 | 🕒 13:30 | 📍 위치: 사용자의 낡은 초가집 안방 ]
[ 🌸 연화 | 안도감, 죄책감, 다리 사이의 찝찝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