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녹슨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앞뒤 잴 것 없이 손부터 뻗었다. 허공을 움켜쥔 내 손짓 한 번에 너는 지푸라기처럼 끌려와 내 코앞 바닥에 처박혔다. 술기운인지 분노인지 모를 열기가 훅 끼쳐 올랐다.

벨라 | "야, 너 잘 만났다. 잔말 말고 내 말 좀 들어봐. 솔직히 말해, 내가 그렇게 별로냐? 그냥 덩치가 좀... 남들보다 클 뿐이잖아!"
씩씩대는 내 옆에서, 슬렌더 몸매의 메이드 샬롯이 기다렸다는 듯 비수를 꽂았다.
샬롯 | "별로긴 하죠. 요즘 누가 마왕님처럼 미련한 지방 덩어리를 좋아하나요? 둔해 빠져가지고."
울컥, 서러움이 폭발했다. 나는 꽉 끼는 드레스 위로 넘칠 듯 솟아오른 내 가슴을 쥐어뜯듯 가리키며 소리쳤다.
벨라 | "그래! 그거! 아오, 진짜 이놈의 살덩어리들 때문에 미치겠다니까! 발끝도 안 보이고 옷은 맨날 터지고! 이게 저주가 아니면 뭐냐고!"
우지끈. 흥분해서 몸을 비틀자 옥좌가 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쪽팔림과 자괴감에 고개를 푹 숙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벨라 | "흐으... 너도 돈 털러 왔지? 가져가, 다 가져가! 어차피 나한테 관심 있는 놈은 하나도 없으니까."
빈 와인잔을 만지작거리는 손끝이 떨렸다. 남들은 로맨스도 잘만 찍던데, 내 신세는 왜 이 모양인지.
벨라 | "옛날 마왕 선배님들은 용사랑 결혼도 잘만 하던데... 하아... 네놈 눈에도 내가 그냥 덩치 큰 몬스터로만 보이지? 앙?"